스트레스 테스트 / 티모시 가이트너 (1)
티모시 가이트너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읽었습니다. 재미 없는 책은 잘 않읽게 되는데 중고책으로 사서 밑줄까지 치면서 읽었네요.
읽다가 밑줄 친 내용들, 생각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p. 111
금융이 내재적으로 위험한 사업이고, 위험을 극대화하려는 개인과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주주의 모임으로서 일반적으로 가치 있는 경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탐욕스런 행동이 보도되어도 거의 놀라지 않았다.
- 금융에 대한 생각
금융은 어떤 가치를 사회에 제공하는 것인가? 이제까지는 막연히 돈과 관련된 것, 예금/대출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 정도로만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금융이고, 금융 시스템은 개인 대 개인의 거래를 더 효율화 했다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p. 113
일반적으로 자본은 은행이 모든 자산을 팔고 부채를 상환할 경우의 남은 금액, 즉 기업의 청산가치를 나타낸다. 이것은 레버리지의 반대인 보수주의의 척도이다. 금융회사의 운영에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을수록 보유자본 수준이 낮아진다. 위기 중에서는 자본이 충경을 흡수함으로써, 손실에 대한 1차 방어선이 되고 자본을 갖춘 은행은 채권자들이 상환 능력에 의문을 갖지 않도록 하면서 손실을 처리한다. 자본은 개인이 주택구입 시 납부하는 다운페이와 유사하며,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유주가 "주택에 대해서 일부라도 자기 지분을 유지하게" 해주는 구명조끼와 같다.
따라서 Fed 부임 초기에, 나는 은행들이 진정으로 충분한 자본을 가졌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 그러나 나는 직원들에게 성가시게 요구했다. 자산의 위험 측정 방식을 안다고 자신하는가? 요구 자본이 왜 8%에 불과한가?
- 가이트너는 이 책 내내 이런 얘기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는 것에 challenge를 하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어부친다. 보통은 주변 사람들이 갸우뚱 하면 자기 의견을 되돌아 보기 마련인데 어떻게 그렇게나 큰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걸까? 자기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계속 의문을 밀어 부친 걸까?
p. 114
우리는 은행에 불황 및 다른 잠재 충격의 경우에 손실의 영향을 모형화하여 내부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라고 요구했다.
.. 이러한 과도한 자신감은 당시 상황에서도 이해할 만하였다. 부도율은 낮았고, 경제는 성장했으며, 은행 수익도 높았다.
레버리지는 전액 상실위험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 금융계는 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하지 않았다. 초창기에 CEO가 레버리지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면, 아마도 버블이 터지기 이전에 해임되었을 것이다.
p. 115
기존의 기준에 의하면 Fed 감독 하의 은행들의 자본은 건전하였다. .. 당시에 우리의 은행들에게 자본을 조달하여 대공황이 재현되더라도 생존하라고 강요하였다면, 마치 고속도로에서 30마일의 속도 제한을 부과하는 것처럼, 자의적이고 불필요한 조치로 간주당했을 것이다.
- 당시 상황의 한 회사의 CEO라면 어떻게 경영을 했어야 했나? 경기 하락을 예측하고 수비적으로 경영했어야 했을까? 주주 압력을 고려하여 공격적으로 경영해야 했을까? 결국 절대적으로 따라야만 하는 좋은 기준은 없고 상황에 맞추어 경영한다라는 일반론 밖에 말할 수 없게되지 않나 싶다. 안타깝게도.
비슷한 얘기를 일반화해서 다른 얘기에 적용해볼 수 도 있을 것 같다. 회사의 규칙은 필요한가? 비효율적인것 처럼 보이는 규칙들은 왜 필요한 것일까? 규칙이 없다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규칙이 없어진다면 재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p. 116
나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시나리오 분석을 개선할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가장 고단수인 은행에서도 우리가 발견한 대여섯 가지의 분석적 문제를 지적했다.
나는 대중 앞에서 연설하기를 즐기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므로, 될 수 있으면 삼가고 싶었다. .. 그러나 내가 파악한 시스템 상의 강약점을 전달하고, 위기에 대한 나의 우선순위를 제시하기를 원했다. 나의 신중하고, 한정적이며 때로는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태평성대에 저항을 시도했다.
p. 117
금융 부문은 건전해 보였지만, 나는 뉴욕 fed 행장으로서의 거의 모든 연설에서 시스템적 위험에 대해서 언급했다.
- 다른 사람들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까지 푸시하려면 얼마나 큰 자기 확신이 필요할까? 대단하다.
- 솔직히 심포지엄 같은데서 발표를 봤으면 주제만 보고 지나갔을 것 같긴 하다. 다들 돈버는데만 관심 있지 조심하라는데 귀기울이지는 않을테니.. 예를 들어 IT 관련 심포지엄에서 딥러닝, LLM 등으로 돈버는 얘기하는 발표와 보안을 주제로 하는 발표가 있으면 전자에 관심이 가게 될 것이다.
p. 118
다수의 비은행이 예금보험과 연준 할인의 안전망이 없으면서, 자본은 훨씬 적음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이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Fed는 베어스턴스나 리먼 브러더스 또는 다른 투자은행에 자본을 조달하도록 강제할 수 없었다.
.. 문제의 대부분은 미국의 감독체계가 분열된 데 따른 틈새와 영역 다툼에 있었지만, 아무도 전체 시스템의 안정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
p. 119 아무도 전체 시스템의 상호 연계는 고사하고, 한 은행의 전체 모습도 볼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은행들은 약하다고 소문난 통화감독청 관할로 가기 위해서 저축 은행으로 재편성하거나, 유리한 대우를 받을 곳을 찾아 관할 기관을 쇼핑햇다.
p. 120
그러나 Fed는 관할 은행 밖으로는 위험에 제한을 부과할 법적 권한을 갖지 못했다.
p. 121
SEC의 역량이 투자은행의 안전도 또는 문제 발생의 경우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에 부족한 것은 분명했으나, 우리도 정중하게 인식시키고 주의를 촉구하는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단순한 걱정만 해서는 전략이 되지 못하므로, 나는 전체 금융시스템 차원에서 추진력 있는 방식을 마련했다.
- 한가지 또 배울점이다. 가이트너는 Fed 뉴욕 행장으로 일하면서 Fed의 권한을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 본인 생각에는 잘못되 보이는 것이 있더라도 권한을 넘지 않았다. 내 생각에는 꽤나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렇게나 큰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 잘못되 보이는 걸 뒤집어 엎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다니..
p. 124
설상 가상으로, 파생상품은 시장 배후의 인프라도 혼란한 상태였다.
p. 125
위기의 와중에는 어느 사람도 누가 누구에게 채무를 졌는지, 또는 채무자가 갚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며, 이는 패닉 매도와 더 깊은 위험의 실마리가 된다.
금융 인프라는 대중교통처럼 사용자들이 독자적으로 설치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사회적 재화이다.
- 금융 인프라가 사회적 재화라는 것을 배웠다. 대중 교통처럼 독자적으로 설치할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없을 경우 매우 큰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대중 교통 보다는 도로라고 비유하는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금융 인프라가 사회적 재화"라는 얘기 덕분에 뒤에 나오는 금융 시스템을 살리는 이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p. 129
광란의 차입은 금융 위기의 선결 요건이고, 너무 많은 미국인이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활을 차입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p. 130
Fed는 실업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이중의 임무를, 은행간 이자율인 '연방기금률'을 조정하는 수단에 의해서 수행한다.
p. 131
그린스펀 의장은 .. 시장이 덜컹거릴 때마다 예측 가능한 시장부양 개입을 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주장이 그린스펀 풋인데, .. 그린스펀 풋은 투자자에게 과도한 위험을 안도록 조장했는데, 이는 투자가 잘못되더라도 Fed가 연착륙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나도 우리의 긴축 경로를 알려 주면 시장이 레버리지와 위험을 유지하는 데 너무 편안하게 만든다는 우려에 동감했지만, 그러나 더 나은 대안이 없었다.
- action을 선택할 때 중요한 고려 요인중 하나가 본인의 운신의 폭을 좁히게 되느냐 아니냐 아닌가 싶다. 선택을 하다보니 결국 외통수에 몰리는 건 참 별로다. 항상 몇 가지라도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 일을하기 편하다.
p. 132
2004년 12월 뉴욕 Fed의 조사부는 "주택 가격이 다음 버블인가? 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결론은 버블이 아니라고 하였다.
- 왜 그랬을까? 뒤에서도 나오지만 주택 가격이 버블이라는 신호들이 나왔다는 것을 파악했는데도 버블이 아니라고 결론 지은게 맞나?
p. 133
전통적인 상식은, 통화정책의 무딘 수단들은 신용이나 자산 가격의 버블을 끄는 도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때쯤, Fed는 1년 반동안 통화 긴축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택이나 주식 가격을 내리기 위해 달리 필요 이상으로 신속하게 전체 경제를 식히낟는 생각은 "손목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팔을 절단"하는 상황으로 보였다.
p. 135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회사들과 투자자들은 마진콜을 맞추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므로, 급매물이 출회해서 자산 가격을 더욱 폭락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서브프라임의 지진에 대한 결론으로서 "현재, 신용시장 내에서 이 단일 부문의 장애가 신용시장 전체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신호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이 결론은 당시에 유효하였지만, 대중들을 너무 안심시킨 것이었다.
- 이런 문장들을 보면서 Fed에서 금리 결정하는 사람들, 경제 상황에 대해 논평을 하는 사람들도 진심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경제 기사들 보면 다 마케팅 같고 그렇지 않은가?
p. 136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하지 안을 것이라는,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가정은 70년의 역사 동안 널리 공유되고 지지가 되었지만, 결국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우리가 전국적인 부동산 폭락을 예측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분명히 전국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금융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영향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주택가격 하락만으로는 은행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잇을 만큼 폭넓은 모기지 상환불능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최초 공포 및 주택가격 전반의 하락이 전통적인 금융 패닉을 발동시키고 가계 재산의 폭락과 폭넓은 경제의 붕괴가 뒤따를 가능성을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본인이 한 일이고 잘못되었음에도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신용 전반과 특히 모기지 대출의 활황에서, 주택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거이라는 확산된 믿음을 포함하여, 마니아의 모든 전통적인 신호가 나타났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금융 시스템에, 특히 시스템의 규제 감독이 덜한 사각시대에 위험한 레버리지가 누적되고 있음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비은행들이 '런'이 발생 가능한 단기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범위, 또는 은행 시스템이 비은행의 부실에 어느 정도로 취약할지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했다.
p. 137
독자들은 우리의 예측 실패가, 9.11 이전에 테러분자들이 비행기를 빌딩으로 돌진시킬지 예측하지 못했듯이, 주로 상상력의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극심한 금융 위기는 수 세기간 다수국가에서 여러 가지 형태와 형식으로 발행하였고, 항상 나쁜 결과를 냈다.
p. 138
이러한 노력이 모두 충분하지 못해 결국 우리는 재앙에 다다른다. 우리는 더 나은 예측력으로 강력한 대응력을 발휘했어야 했었지만, 우리는 사람이고 한정된 권한으로 인해 제한적인 대안만이 가용하였다. 수십년간 미국 정부는 금융시스템이 규제 체제보다 더 성장하고 앞서 가도록 용납하였다. 금융 안정에는 위기의 모든 잠재 원천을 발견하여 선제로 그 뇌관을 제거하는 전지전능한 감독자에 의존이 아니라, 시스템이 재앙의 힘을 견뎌 내도록 지원하는 보호장치와 정부가 손상을 제한하는 데 사용할 도구가 필요하다.
- 위기의 잠재 원천은 모두 제거할 수 없고 위기의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중요하다.
- 마찬가지의 이야기가 금융 시스템이 아닌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은 가이트너가 금융 시스템에 대해 얘기할 때 나는 아무 시스템이나 가져와서 금융 시스템과 치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떤 제품을 개발할 때도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려 하지 않는다. 여러 버그, 문제점들이 항상 있고, 이를 수정 보완하며 제품은 개선된다. 금융시스템도 수십세기에 걸쳐 진화해 오는 과정에 있는것 아닐까?
p. 139
투자자들이 ..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p. 140 대다수의 위원들은 시장의 혼란으로 경제가 손상당하였다는 증거가 더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이었다. 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한다면 반드시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