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게 된 이유
- 커리어
- 계측 장비가 아니라 반도체쪽 공정 장비 업체에 가고 싶었지만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NFI에 다니면 AFM 경력을 살리면서 반도체 계측에서 일을 하는 거니 나중에 반도체 공정 쪽으로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실험하고 장비를 다루는 것은 좋아 하기에 장비 업체를 가려고 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반도체는 장비가 커지다 보니 실험을 어떻게 할지 제가 선택하지를 못한다는 점을 몰랐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게 아니라
- 외국계
- 외국 기업은 어떻게 일하나 알고 싶었습니다.
- 첫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개선이 많았었습니다. 부서장님이 SW 엔지니어 출신이라 Jira, confluence를 도입하며 애자일을 부서에 도입하시려 노력하셨고, 저도 거기에 부응하려 노력했었습니다만 항상 과연 이게 최선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 반도체 회사에서 한국 기업들은 보통 말하는 한국식으로 일할 것 같았기에 한국 기업을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외국 기업에 가보면 어느정도 답을 알 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 그리고 외국 기업에 가면 영어로 일을 할테니 자연스럽게 영어도 익숙해질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니면서 좋았던 것
- 매니저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 첫 직장에서는 관리자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건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정확히는 직급이 높아질 수록 실무는 안하고 관리를 한다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관리를 어떻게 하는건지를 배워내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중소기업이다보니 대부분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관리직이 된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 보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 생각이 없는 상태로 하다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NFI에서는 매니저가 기술적인 내용 빼고 나머지를 다 챙겼습니다. 아래는 제가 입사 초기에 써놓은 노트 입니다. 전 직장에서 왜 안됬는지 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하면 좋은 매니저가 되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manager들이 눈에 띈다.
Nima는 오전에 fab에 들어와서 잘 지내는지 한마디씩 건내준다. 무슨일 생기면 call하라고 한명한명 말해준다. 나한테는 늦게까지 일할 수 있는지 가능한지 물어본다. 일이 늦어진다고 늦게까지 일하는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거다.
호균님이 전해주시길, nima한테 메일온걸 보면 호균님 건강을 챙겨주라고 하니.. 와우
Mark의 경우 debrief meeting과 tiger meeting을 주관한다. 얘기해야 되는 주제들을 하나씩 꺼내고, 할말이 있는지 질문이 있는지, unclear한 내용들을 확인한다. 뭘, 언제까지 할지도. 사람들이 막 얘기하는데 삼천포로 빠지면 중요한건지 물어보고 되돌아 오기도 한다. 내용들을 다 이해하는 것 같다. TPS 쓰고 action으로 잘 이어진 것을 칭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왜 전 직장에서는 안됬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를 않아서 논의가 진행이 안됬나? 경력들이 부족해서 그런건가? process가 몸에 익지를 않아서 그런건가?
역할이 분명히 나눠져 있음. manager는 지시를 하지 않음. 문제가 있으면 engineer에게 예상 원인을 물어보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언제까지 할지 물어봄. 엔지니어가 말한대로 내용을 쓰고 회의록을 써서 공유함.
호균님도 말함. 엔지니어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도 그렇고 연봉이나 휴가도 그렇고, overwork도 정리해서 claim을 하라고 한다. / 네덜란드에서 shipping하고 할 때 엄청 일했는데 그것도 claim을 했다고 한다.
-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안맡을려고 뭉개는게 아니라 같이 고민하고 으쌰으쌰 해서 해내려고 했습니다.
- 전 직장에서도 이렇게 일하는 때가 잠깐씩은 있었지만 지속적이지는 않았습니다.
- 여기에서는 지속적으로 느낄 수가 있었네요. 아마도 본사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한국으로 출장을 왔기에 더 열심히 하는 면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뒤에도 써놨지만 출장 온 엔지니어도 본사에서는 이만큼 열심히 안한다고 했었습니다.)
- 회의를 할 때도 각자가 틀릴 수 있더라도 의견을 내고 결론과 action을 내려고 해서 좋았습니다. 단순히 현상만 나열해두고 어떻게하지.. 하면서 손놓고 있지 않습니다.
- 회의 문화
- 직급에 상관 없이 누군가 항상 회의록을 쓰고 회의가 끝났을 때 바로 공유를 합니다.
- 말을 많이 합니다. 장점이기도 한데 단점이기도 합니다.
- 기술적인 면
- 여기서 놀랬던 건 mechatronics를 전공한 박사 여러명이 장비에 부착된 기계 모듈 전부를 tuning한다는 점이였습니다. 정말로 stage, vibration isoation system, motor 등 모든 파트를요. 시스템에 부착된 센서들로 각 파트들의 dynamics를 파악하고 actuation을 조정해서 최적의 상태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tuning했을 때 성능이 개선이 되었고요. 이런게 정말 박사 과정을 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 첫 직장에서는 논문은 논문이고 실제는 다르다라고 말하면서 너무 복잡한 엔지니어링 혹은 기술이 제품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를 참고 정도는 하지 그걸 이용해 장비를 튜닝하지는 않았습니다.
- 제가 아는 삼성에 들어가신 박사 분들 혹은 삼성 고객 분들과 일하면서 만나 뵜던 박사 분들은 전공이랑 무관한 일을 하시는 경우도 많았기에 외국과 한국의 차이는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다니면서 아쉬웠던 것
- 열심히 해도 내 일이 아니다.
- 개인적으로 열심히 일했던 때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대학원이고 두번째는 현재 직장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야근도 많이하고 밤마다 fab에서 장비 돌아가게 한다고 고생을 많이 했네요. fab에서 하루종일 일하고 나면 진이 빠져서 집에 돌아왔었습니다.
- 그러다 보니 이렇게 열심히 일할거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해주는게 아니라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 본사는 열심히 일을 하는가?
- 한국 엔지니어 분이 본사에 교육을 갔다 오면서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본사 애들은 열심히 안한다고요. 한국에서 x빠지게 해봐야 쟤네는 5시만 되면 퇴근하고 있으니 적당히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참 기운이 빠졌습니다.
- 그리고 일을 하다보면 제가 한국에 계속 상주하며 장비를 쓰고 있기에 잠깐씩 오는 본사 엔지니어보다 맥락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술적인 내용들을 많이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제가 커버해야 하는 업무가 많았고요.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였지만 HW까지 커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엔지니어에게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은 업무를 요청했는데 진전이 없으면 저도 쟤네는 뭐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오게 된 이유
- 가장 큰 이유는 별로 하고 싶어지지 않아서 입니다. 실험하고 장비 다루는 걸 좋아해서 왔습니다만 반도체 산업이 이미 성장을 많이 한 상태이다보니 이미 장비를 작동할 때 제 맘대로 하는게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많이 껴있습니다. (고객, 본사 매니저 및 CEO, 본사 엔지니어, 한국 지사 매니저..) 그러다 보면 제가 하고 있는건 제가 생각해서 실험을 하는게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이 원하는대로 장비를 operation해주는 것이죠. 반복해서 똑같은 측정을 하고 결과를 얻어주고 있으면 이게 뭐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것은 다른 장비 회사를 가도 유사할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것을 찾은 것도 있습니다. 이걸 찾지 못했다면 불만은 있어도 다니기는 했을 것 같긴합니다.
앞으로 추구할 것
- 일단은 제가 만들어 보고 싶은 걸 만들어 보려 합니다. 의식적으로 bald하게 움직여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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